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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웹링 'MI-RING' : 내 몸으로부터 출발하련다.

큼큼

마이링이 생겼다는 사실은 오픈한 날 바로 알게되었으나, 막상 가입하기까지는 조금 고민이 있었다. 규약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그 규약에 규정된 약속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면서도, 막상 나 자신은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내 블로그가 여성주의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는 곳도 아니며, 혹시나 나도 모르는 사이 이런저런 차별이 있는 글들도 있었을텐데 하는 그런 생각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내가 끊임없이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고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가장 컸다.
그러다 오늘, 위에 링크된 가디록님의 포스팅을 읽고 가입을 결심했다. 가디록님의 말씀처럼 여성주의가 꼭 현학적이고 이론에 기반한 그런 것일 필요는 없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내 생활속에 묻어나는 이야기가 하나의 여성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제까지 간간히 썼던 브라에 관한 이야기, 생리통에 관한 이야기들도 이런 여성의 생활과 삶의 연장이라는 확신이 어느정도 섰다. 과거에 쉬쉬했던 여성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공개적으로 포스팅할 수 있는 것도 여성의 당당한 삶을 주장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공감대' 에 의해 만들어진 분위기 덕택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웹링을 통해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읽으며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대학시절 여성주의 세미나에 참가했다가 들었던 한 문장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여성의 몸 자체가 전쟁터이다.'

조금 충격이었다. 왜 내 몸이 전쟁터야?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그 이래로 십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나는 그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에 점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 몸의 순결, 소위 처녀냐 아니냐는 해묵은 편견부터 낙태문제와 같은 사회적 논쟁거리, 생리휴가를 왜 당당히 쓰지 못하는가 하는 회사에서의 투덜거림, 여성의 No는 왜 No로 받아들여지지 않는가 하는 의문(특히 섹스문제), 34-24-36 핀업걸을 목표로 한 눈물겨운 다이어트, 지하철에서 만나는 변태들로부터 엉덩이를 지켜내는 매일 아침의 신경전까지.
내 몸은 분명 내 것인데, 많은 이들이 내 몸을 가지고 왈가왈부한다. 시끄럽다. 싸운다.

우선은 내 몸으로부터 출발하자. 여성으로 태어난 내 몸으로부터 출발하는거다.
No War! Just Peace!


by 니야 | 2005/07/02 10:27 | 외계인 잡설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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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orthy at 2005/07/02 10:48
음. 망설이고 있습니다. 남자로서 여성편을 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다가 저는 어디까지나 중립(정말 제대로 된 의미의)파인 탓에 지지하면서도 지지하지 않는 애매한 상태거든요...
좀 더 고민해보고 결정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가디록 at 2005/07/02 10:53
여성주의는 어떤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되려 우리 모두,여성뿐 아니라 어쩌면 남성들도 포함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모두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그나저나 니야님께서 가입해 주시니 왠지 아주 든든한데요^^
Commented by Nariel at 2005/07/02 11:11
저도 고민중 ^^;;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5/07/02 11:15
저는 일단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주의 웹링이 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반가워하면서도 가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미 다른 삶의 자리에서 살고있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공감은 할 수 있겠지만, 동감할 수는 없는게 아닐까 하는 거죠.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제가 여성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여성의 이야기를 귀기울여듣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저는 '전쟁터'를 살고있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참전용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전운동을 할 수야 있겠지요.
Commented by Juno at 2005/07/02 15:01
어제 부대 전체 안전 교육 중에...여성의 No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죠^^;
역시나 No라고 하면 No 맞으니까 곡해하지 마라는 이야기.
그리고 No라는 메세지는 말 이외의 것으로도 표현가능하다는 이야기.
한국이나 미국이나...똑같군요-_-;
Commented by jamf at 2005/07/02 17:56
비록 남성이라도 충분히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웹링이나 동맹류의 배너를 아직 달 생각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룬엘 at 2005/07/02 23:00
폭력적인 글은 안된다..는 것에 좌절했습니다. ( -_);;
Commented by xizang at 2005/07/03 01:15
좀 더 여유있게 생각해보고 가입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가입 약관을 보면서 눈이 팽글팽글 도는 바람에;;;;;
아직 내공이 모자라서 좀 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여성의 몸 자체가 전쟁터이다.'
이 말 절실하게 와닿네요.
Commented by 銀鳥-_- at 2005/07/03 13:58
절실한 단어죠. 몇천년을 이어온 왜곡된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드러난지 몇십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은 그걸 모릅니다...

그걸 인정하면 남성위주의 성역사를 유지할 수 없다는 심각한 위협이라도 느끼는건지 -_-; 거 참....
Commented by 니야 at 2005/07/04 11:19
Forthy / 누구 '편' 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조금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요?
가디록 / 든든한 회원이 되도록 노력할께요
Nariel / 후후. 고민할 문제죠
마른미역 / 공감이라도 참 고마운 일이에요
Juno / 그래서 전세계적 연대가 필요한 운동이기도 하구요
jamf / 지켜봐주셔요
룬엘 / 에에...룬엘님 글이 폭력적이던가요?
xizang / 함께 키워가도 좋다고 생각해요
銀鳥-_- / 위협을 느끼는 분들이 꽤나 많더라구요 근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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