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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사뿐히 즈려밟고?

월드컵과 촛불잔치와 진달래 꽃길

요즘 왠만하면 황우석 관련 뉴스는 너무나 정신을 피곤하고 심신을 짜증나게 만들기에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온 뉴스면이고 인터넷이고 황우석으로 도배되어 있는 바람에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상황.
암튼, 오늘도 기나긴 출근길에 지하철 찌라시를 살펴보고 있다가 '아이러브황우석들이 만들어놓은 진달래 꽃길' 을 보고는 어이가 정수리를 통하여 지상으로 탈출하는 순간을 맛보고야 말았으니.
저것을 참으로 대단하다 해야할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알 수 없는 생각들이 교차하더라. 게다가 신문은 그것을 '감동적인 순간' 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결국 이 황박사 논란은 천박한 싸구려 감상주의로 향하고 마는 것인가. (뭐, 진작부터 그랬지만) 생명윤리, 연구윤리, 취재윤리에 관한 논의는 더 이상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난자를 기증한 그 1천명의 여성들 중에 난자기증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제대로 아는 이는 몇명이나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러다 난자 기증하지 않는 여자들은 모두 매국노, 쳐죽일년으로 손가락질 받는 거 아닌가 몹시 두렵다. 어차피 한국사회, 여자들 몸은 사회의 공공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 사회 아니던가.
안그래도 엊그젠가 '너는 난자기증 안하냐?' 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였으니 할 말 없다. 경제도 어려운데 기증된 난자 모아서 외국에 수출해, 황박사 연구비 지원하잔 말까지 나오겠네. 수출하여 돈벌고 국익에 보탬되니 얼씨구나 좋겠구려.

결국, PD수첩이 폐지된다고 한다. 심히 불공평한 잣대다. 황박사팀은 연구윤리 위반하고 거짓말해도 사과했으니 되었다, 우리(!) 난자 사뿐히 즈려밟고 연구하세요 난리들인데. PD수첩은 결국 폐지란 말이지.
10년간 어두운 곳을 파헤쳤던 프로그램이다. 고등학생때 PD수첩을 보면서 시사 프로그램 PD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아쉽고 서글프고 어이없다.

오늘 하루, 뉴스들을 보면서 자꾸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며 우는 북한 아줌마들이 겹쳐보여서 착잡하다. (이것도 민족성으로 봐야하나?)


by 니야 | 2005/12/07 19:23 | 외계인 잡설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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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5/12/07 19:29
그놈의 '우리'는 난자에마저 붙어버리는군요. 우리 난자라니.
난자 200개 정도 가지고 실험 해가지고 겨우 한 개 나오는 줄기세포에 도박하지 말고 기증하면 바로바로 효과보는 골수 기증이나 하지. 아니 그도 아니면 헌혈이나 좀 하지. 쯧
Commented by nabiko at 2005/12/07 19:32
도대체 왜 프로그램을 폐지해야하는 지 진짜 이해가 안되요.
PD수첩만큼 사회적 문제를 약자의 입장에서 대변해준 프로그램도 없는 데 말입니다.답답해요.ㅠ_ㅠ
Commented by mokuren at 2005/12/07 19:55
이제껏 읽은 글 중 가장 찌리리하게 와닿는 글이에요 니야님 글이 ;ㅁ;
와..PD수첩 폐지입니까.. 안타깝군요. 나중에라도 철회되었으면 좋겠는데요..
정말 무섭습니다, 요즘 분위기 보면..
난자 기증안하다가 매국노 될지도 모르겠다는 말씀에 동감이에요 정말.
Commented by ☆*깨*☆ at 2005/12/07 20:30
오늘 모든 뉴스 탑이 탈진한 채 면도도 하지 않고 병상에 누워있는 황우석의 모습이던데..아..진짜 다른 거 다 떠나서 이 사람의 언론 플레이 능력 만큼은 정말 알아줘야 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vineglow at 2005/12/07 20:31
마른 미역님 말에 동감합니다.
"헌혈이나 할 것이지!"
Commented by 피뢰침 at 2005/12/07 20:43
하하~ 북한 아줌마... T-T 이제 이 지긋지긋한 국가주의라는 마초애인과 이별을 말할 때도 되지 않았나 몰겠어요.
Commented by Nariel at 2005/12/07 20:46
우욱;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북한 아줌마;;
Commented by Forthy at 2005/12/07 20:54
북한 아줌마.... 이거 정말 민족성일지도요(이런 말 무지 싫어하지만)
Commented by 마르스 at 2005/12/07 21:36
마른미역/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얼마전에 골수기증을 하기로 서약서 쓰고 왔지요.
Commented by 요연 at 2005/12/07 21:59
너도 난자기증안하니? 아 끔찍한 질문이군요
저도 난자를 기증하는 황박사님의 팬클럽얘기를 듣고 정말 뜨악했어요
난자를 기증한다니.. 왠지 허삼관매혈기 같지 않아요? 피판돈으로 밥먹는 그 중국인이나 난자를 기증해서 연구를 시키겠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개발도상국적인 마인드란 정말. 차라리 후원회를 만들어서 후원금을 모으지 무슨 난자를 기증한다고- 뭐, 후원금보단 여러 종류의 난자가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Commented by 시리우스 at 2005/12/07 23:03
마른미역님 의견에 공감해버렸습니다; 가끔해주면 건강에도 좋다는 헌혈은 안하면서;; PD수첩 폐지라니...어이없음의 끝을 달리는군요. 민족성...이라해도 부끄러운 민족성 ㅠ 그나저나 니야님께 했다는 그 질문은 정말이지 무섭군요 =_=
Commented by 달바람 at 2005/12/08 01:43
무서워요. 저정도면 정말 종교라니까요-_-;
Commented by 대추 at 2005/12/08 07:53
오늘 아침뉴스에 나오더군요. 황박사에게 경호원보다 더 필요한 것이 법률, 윤리, 특허 자문이라고요. 경호원 붙인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우리나라 정말 너무 오바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물론 황박사의 연구를 통해 많은 난치병 환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참 행복한 일일 수 있겠지만, 국가의 경쟁력이 한층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기쁜 일일 수 있겠지만.. 그 두 가지의 가능성을 전면에 방패처럼 세워 두고 다른 많은 것들을 덮어버리는 모습.. 도대체 어디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걸까요?
Commented by _권_ at 2005/12/08 08:11
좋은 프로그램이었는 데 한 번의 실수와 자존심 세우기로 없어져서 아쉬울 따름이지요.

어째거나 최후의 승자는...... 연합뉴스..
Commented by 電腦人間 at 2005/12/08 10:02
어차피 사는 게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냄비근성이니 감상주의니 하는 것 이전에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이놈의 나라에, 이 사회에, 이놈의 국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니야 at 2005/12/08 11:17
마른미역 / '골수기증' 은 아프잖아요! 라고 하더군요. 난자채취는 그보다 더 큰 위험이 있는데 말이죠!
nabiko / 광신도들한테 맞아가면서도 이어가던 프로그램인데. 어이없어요
mokuren /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난자 기증의 의무를 법률상정하자고 나서는 국회의원이 나올 것 같아요
깨 / 그 언론플레이가 너무 빤해서 고개가 절레절레.
vineglow / 정말요. 헌혈하면 선물도 주더만!
피뢰침 / 무시무시하죠. 특히 요즘은 신문보기가 겁날 정도로.
Nariel / 정말 꼭 닮지 않았어요?
Forthy / 하아. 같은 모습을 서로 욕하고들 있죠.
마르스 / 그 글 얼마전에 봤어요. 정말 멋지세요
요연 / 황박사 연구 지원비는 약 300억쯤 되니 후원금도 필요없지 않을까요?
시리우스 / 저도 어찌나 어이없던지. 대꾸도 안하고 뒤돌아 가버렸습니다.
달바람 / 그러게요. 왠 눈물이랍니까? 그 눈물 흘린 사람들, 전경에게 맞아 죽은 농민에 대해서도 그렇게 슬퍼했을까요?
대추 / 왠 경호원? 경호원이 필요한 것은 황박사팀에게 문제제기하는 사람들 아니던가요;;
_권_ / orz
電腦人間 / 그리고 언론도 빼놓을 수 없죠.
Commented by 민노씨 at 2005/12/14 01:47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간명하면서도 평이하게, 그렇지만 핵심을 찌르는 문장들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민노씨 at 2005/12/15 02:25
제 한겨레 블로그 새로운 포스트로 준비중인 [황우석 끝까지 추적하기 - 수험용]의 자료로 인용하려고 합니다. 좋은 논평 고맙습니다. 혹여라도 잘못된 인용이나 논평이 염려되시면 찾아주셔서,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니야 at 2005/12/15 09:04
민노씨 / 민노씨님의 블로그에 찾아가봤답니다. 잘못된 인용의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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