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7월 31일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이제 시작.
00. 토요일 새벽 인천으로 달려가다. 가자마자 무전기를 차고 식음료 자재관리랑 T스테이지 무대 조연출을 동시에 맡아 일하기 시작하여 토요일 밤에 겨우 세시간 자고, 그나마 어제는 꼴딱 밤을 새고 아침에 인천에서 첫차타고 그대로 오늘 아침 출근. 할일이 너무 많아 그 진창을 너무 뛰어다녔더니 다리는 띵띵 붓고 잘 걸을 수도 없는 상태다. 게다가 잠도 안잤고.
한마디로 지금 나는 기절 직전.
01. 그러나 내가 이렇게 또 버티고 있는건
'이게 다 락 스피릿 때문이다!'
02. 너무 멋진 페스티벌이었다. 다 아시다시피 폭우에 바닥은 완전 진창이었다. 그러나 그 폭우속에서도 음악에 열광하고 진창에서 뒹굴고 뛰어오르고 환호하는 그 자체가 페스티벌.
03. 일하느라 제대로 본 공연은 단 하나도 없다. 플라시보를 단 한곡, 누노 베텐커트 공연을 네곡 정도, 스토리 오브 더 이어 공연을 세곡, 프란츠 퍼디난드 공연을 두곡 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공연은 다 일하면서 무전기 소리 저 너머로, 그리고 무대 뒤에서 잠깐 잠깐 봤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대로 보지도 못했음에도 공연은 정말 대단했다.
플라시보는 단연코 최고. 저 멀리서도 전율이 일더라. 누노의 기타연주는 정말 감동적이었고, 라스트를 장식했던 프란츠는 제대로 신나줬다. 그 순간만큼은 아픈 다리도, 너무 힘들어 쓰러질 것 같은 몸도 다 잊고 그저 환호와 기쁨 뿐이었다. 그 진흙탕에서 흙을 튀기며 순수히 기뻐하는, 그게 바로 락페스티벌.
04. 그나마 나는 몸상태가 제일 양호한 편. 다른 스탭들은 이미 내가 갔을 때 거의 반쯤 망가진 상태였다. 당연하다. 그 폭우를 뚫고 사전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고 첫날 공연을 마친 상태였으니. 잠도 거의 못자고 비를 맞아 몸살에 목은 다 쉬었고 문제거리는 산적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올해 이런이런 문제점들이 있고 이런걸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잘하자는 이야기로 힘을 냈다. 내년에는 더 능숙하게 더 재밌게 더 좋은 뮤지션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깡으로 버티어냈다. 그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와 박수를 보낸다.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내년에 더 잘합시다 우리. 더 잘 할 수 있어요.
05. 몇가지 변명거리. 진흙탕에 대해 재밌다는 반응과 이게 뭐냐는 반응이 극명하다. 역시나 그 진창은 아쉬운 부분. 그러나 그 페스티벌 부지에 시멘트를 깔거나 아스팔트를 깔거나 하는 것은 페스티벌측의 의지가 아니다. 인천시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니 너그러이 양해해주셨으면. 그리고 역시나 예산 부족의 문제도 있었다. 부족한 예산을 어떻게 쓸것인가의 결정에서 음향과 무대와 시스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보시다시피 빅탑 스테이지는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없는 엄청난 무대였다.
06. 위 진흙탕에 대해서 하나 더 하소연의 이야기를 풀자면, 진흙탕에서 좀 걷기 편하게 하려고 팔레트라고 부르는 그 징검다리 같은 것을 급히 공수해야 했는데, 이 업자라는 인간이 아주 나쁜인간이라 처음에는 개당 만오천원에 공급하기로 했다가 우리가 그걸 안쓸 수 없다는 상황인걸 알자마자 30분만에 약속을 바꿔 개당 이만원으로 뻥튀기를 하더라. 그것도 새 물건이 아니라 중고품을! 그래서 결국 회의끝에 팔레트 대신 불도저를 불러서 땅을 밀었다. 나쁜 사람들. 흥! 니네가 그래서 잘되나 보자!
07. 이런 대형 행사를 하자면 정말 예기치 않았던,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은 전혀 모를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예를들면 화장실 용량이 넘쳐서 정화조가 비상인데 화장실 업자가 뻗어버려 실종상태라던가(;;;), 일행이 실종되었다고 신고 들어오면 새벽에 수풀을 다 뒤져 취해 자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거나, 송도 유원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몰려와 데모를 한다거나, 스폰서 높은 분들이 갑자기 찾아와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면 그게 뭐가 되었든 해줘야 한다거나, 블랙아이드피스 엔지니어가 출력을 너무 높게 키워놔 회로가 다 망가져 (그래서 플라시보 공연 중간에 잠깐 음향의 문제가 있었다) 그 야밤에 크레인 불러서 스피커와 장비들을 전원 교체해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더거나...기타 등등 문제거리는 수백가지. 해결하는 것도 있고 해결 못하는 것들도 있다. (주로 광고주 관련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 무대나 시스템에 관련된 부분은 무슨 수를 써서든 해결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페스티벌은 신나게 굴러간다.
08. 결론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 내년에 더 잘할테니 또 그렇게 찾아와서 신나게 놀고 즐기고 땀흘리고 미쳐서 돌아가시라!
그리고 덧. 프란츠 퍼디난드 멤버들과 악수했다. 음홧홧홧! (손을 안씻으려했지만 진흙에 너무 더러워져있어 안씻을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지금 나는 기절 직전.
01. 그러나 내가 이렇게 또 버티고 있는건
'이게 다 락 스피릿 때문이다!'
02. 너무 멋진 페스티벌이었다. 다 아시다시피 폭우에 바닥은 완전 진창이었다. 그러나 그 폭우속에서도 음악에 열광하고 진창에서 뒹굴고 뛰어오르고 환호하는 그 자체가 페스티벌.
03. 일하느라 제대로 본 공연은 단 하나도 없다. 플라시보를 단 한곡, 누노 베텐커트 공연을 네곡 정도, 스토리 오브 더 이어 공연을 세곡, 프란츠 퍼디난드 공연을 두곡 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공연은 다 일하면서 무전기 소리 저 너머로, 그리고 무대 뒤에서 잠깐 잠깐 봤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대로 보지도 못했음에도 공연은 정말 대단했다.
플라시보는 단연코 최고. 저 멀리서도 전율이 일더라. 누노의 기타연주는 정말 감동적이었고, 라스트를 장식했던 프란츠는 제대로 신나줬다. 그 순간만큼은 아픈 다리도, 너무 힘들어 쓰러질 것 같은 몸도 다 잊고 그저 환호와 기쁨 뿐이었다. 그 진흙탕에서 흙을 튀기며 순수히 기뻐하는, 그게 바로 락페스티벌.
04. 그나마 나는 몸상태가 제일 양호한 편. 다른 스탭들은 이미 내가 갔을 때 거의 반쯤 망가진 상태였다. 당연하다. 그 폭우를 뚫고 사전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고 첫날 공연을 마친 상태였으니. 잠도 거의 못자고 비를 맞아 몸살에 목은 다 쉬었고 문제거리는 산적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올해 이런이런 문제점들이 있고 이런걸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잘하자는 이야기로 힘을 냈다. 내년에는 더 능숙하게 더 재밌게 더 좋은 뮤지션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깡으로 버티어냈다. 그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와 박수를 보낸다.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내년에 더 잘합시다 우리. 더 잘 할 수 있어요.
05. 몇가지 변명거리. 진흙탕에 대해 재밌다는 반응과 이게 뭐냐는 반응이 극명하다. 역시나 그 진창은 아쉬운 부분. 그러나 그 페스티벌 부지에 시멘트를 깔거나 아스팔트를 깔거나 하는 것은 페스티벌측의 의지가 아니다. 인천시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니 너그러이 양해해주셨으면. 그리고 역시나 예산 부족의 문제도 있었다. 부족한 예산을 어떻게 쓸것인가의 결정에서 음향과 무대와 시스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보시다시피 빅탑 스테이지는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없는 엄청난 무대였다.
06. 위 진흙탕에 대해서 하나 더 하소연의 이야기를 풀자면, 진흙탕에서 좀 걷기 편하게 하려고 팔레트라고 부르는 그 징검다리 같은 것을 급히 공수해야 했는데, 이 업자라는 인간이 아주 나쁜인간이라 처음에는 개당 만오천원에 공급하기로 했다가 우리가 그걸 안쓸 수 없다는 상황인걸 알자마자 30분만에 약속을 바꿔 개당 이만원으로 뻥튀기를 하더라. 그것도 새 물건이 아니라 중고품을! 그래서 결국 회의끝에 팔레트 대신 불도저를 불러서 땅을 밀었다. 나쁜 사람들. 흥! 니네가 그래서 잘되나 보자!
07. 이런 대형 행사를 하자면 정말 예기치 않았던,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은 전혀 모를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예를들면 화장실 용량이 넘쳐서 정화조가 비상인데 화장실 업자가 뻗어버려 실종상태라던가(;;;), 일행이 실종되었다고 신고 들어오면 새벽에 수풀을 다 뒤져 취해 자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거나, 송도 유원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몰려와 데모를 한다거나, 스폰서 높은 분들이 갑자기 찾아와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면 그게 뭐가 되었든 해줘야 한다거나, 블랙아이드피스 엔지니어가 출력을 너무 높게 키워놔 회로가 다 망가져 (그래서 플라시보 공연 중간에 잠깐 음향의 문제가 있었다) 그 야밤에 크레인 불러서 스피커와 장비들을 전원 교체해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더거나...기타 등등 문제거리는 수백가지. 해결하는 것도 있고 해결 못하는 것들도 있다. (주로 광고주 관련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다. 무대나 시스템에 관련된 부분은 무슨 수를 써서든 해결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페스티벌은 신나게 굴러간다.
08. 결론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 내년에 더 잘할테니 또 그렇게 찾아와서 신나게 놀고 즐기고 땀흘리고 미쳐서 돌아가시라!
그리고 덧. 프란츠 퍼디난드 멤버들과 악수했다. 음홧홧홧! (손을 안씻으려했지만 진흙에 너무 더러워져있어 안씻을 수가 없었다)
# by | 2006/07/31 11:55 | culture | 트랙백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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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야님, 복수하세요!
Nariel / 그보다 비가 안오면 아무 문제 없으니, 차라리 비가 안오길 비는 것이;;;
04. 니야님이 수고하셨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07.어딜가나 이런 예상치 못한 변은 종종 있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니야님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나도 진흙탕에서 뒹굴고싶다아.
07: 크크크킄
그나저나 악천후 속에서 정말 수고하셨어요~
정말정말 굉장했어요
그나저나 니야님 찾아 삼만리 외계인 부르는 거 연습도 하고
여자 스탭들만 나오면 눈에 불을 켜고 있었는데
끝까지 만나지 못해서 아쉬움
락 페스티벌이 계속 존재하는거 같습니다^^ 내년엔 저두 꼭 가보겠습니다!!!! ^^
일요일 쉬시지도 못하셔서 병나신 건 아닐까 걱정되네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첫 공연이니만큼 시험 무대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내년에는 더 좋은 공연을 만드시겠다는 다짐을 보니...
이번에 가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공연 좀 제대로 보셨으면 더 좋으셨을걸!!
진흙탕이야 날씨 때문에 그런 건데요 뭐. 이제 그것도 추억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던걸요. 락페는 역시 수중전이 제맛;;
스탭분들 모두 수고하셨구요, 내년엔 분명 더 나은 행사 될 거라고 믿습니다 ^^
프란츠 멤버들이랑 악수하시다니 부러워요 ㅠ.ㅜ
참, 이 글 악숭으로 퍼가도 될까요? ^^;
덕분에 즐겁게 놀았습니다.
-> 이 부분에서 희망을 얻고 갑니다. 개인 사정이랑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무관심해서 이번 공연은 놓쳤는데 참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ㅠ_ㅠ
내년에는 꼭 가렵니다!
근데 프란츠 멤버들이랑 악수했다니 정말 부러워요 ;ㅁ;
진흙탕이였다는 글에서 문득 94년의 우드스탁 25주년 기념 공연이 생각나는군요. 그때 관객들이 진흙탕에서 뒹구는 모습까지도 즐거워보여서 꽤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neungae / 네, 좋은 하루입니다.
부단뽀이 / 저보다 삼일 내내 열심히 놀고 가신 분들이 더 수고했죠
고공강하 / 쫑파티는 거하게 이미 했;;
jjay / 내년에 꼭 b오빠랑 같이 와
Run192Km / 네, 꼭 오세요!
시리우스 / 어깨가 까맣게 타버렸어요!
piaruru / 아우 아쉬워라. 저는 T스테이지랑 그 앞의 큰 천막에서 물자관리 하고 있었습니다
시리어스 / 꼭입니다.
Wednesday / 네, 너무 즐거웠습니다.
작은인장 / 있는 건 체력밖에 없는지라..하하하 쌩쌩합니다.
NUNO / 왜 누노님이 누노를 보러오지 않으셨단 말입니까!
카스테라 / 그러게. 프란츠는 정말 제대로 보고 싶었단 말이지
니카 / 저는 정식스탭은 아니고 기획단계에 참여했던 정으로 이틀만 봉사한 스탭입니다만..어쨌든 고맙습니다
백일몽 / 덕분에 일하는 저도 즐거웠습니다.
달바람 / 이제 좀 살아났어
파파베라 / 싸인도 받을 걸 그랬어요. 내년에 꼭 오세요
shin / 덧글 처음 아니에요. 그 불꽃놀이는 저희도 미슷헤리.
네모스카이시어 / 이번에도 아마 고생스러웠지만 사진으로 보면 정말 다들 행복해보일걸요?
외톨이혹성 / 정말 멋졌습니다. 누노 만세!
T부스 나레이터걸 언니들(비하 아님 --;) 친절하고 좋더군요. 유용하게 쓸 수 있었던 수건도 주고 음료수도 주고 쉬었다 가라고 말도 걸어주고.
홍대에서 시원한 맥주 쏠께요. 크핫!
룽게 / 쏜다는 말 잊지 않겠습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