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2일
색, 계
개봉에 하루 앞서 이안감독의 '색, 계'를 보았다. 본지 닷새가 지났건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겠는 것은 분명 이 영화가 각자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조금씩 달라 쉬이 말할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온전히 치아즈(탕웨이)에 감정이입을 하며 영화를 봤다.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이 절대 지루할 수 없었던 것은 그녀의 미세한 감정변화에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기 때문. 사랑영화이기도 하지만, 내게 이 영화는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안 감독이 인터뷰에서 '색, 계'는 '브로크백 마운틴'과 자매같은 영화라고 말했던 것도 이해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시대에 휩쓸려 이중생활을 하는 치아즈가 온전히 단 하나의 나 - 막부인의 모습을 가진 스파이가 아니라 - 로 있을 수 있는 건 이 대장(양조위) 앞에서 뿐이니까. 그를 사랑할때는 막부인을 가장한 치아즈가 아니라 그냥 막부인이면 되니까. 광위민이 만약 치아즈가 막부인이 되기 전에 사랑으로 다가섰다면, 치아즈는 그런 파멸같은 사랑으로 뛰어들지 않고 치아즈로써 임무를 완성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절대 단 한사람이 될 수 없다. 다만 이대장 앞에서만, 그리고 그 사랑이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되는 순간, 단 하나의 온전한 정체성을 갖는다. 이건 둘로 쪼개진 내가 가장 순수해 질 수 있는 시간. 심장을 파고드는 섹스를 나누는 순간이야 말로 그녀에게 가장 순수하고도 두려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솔직히 이 둘의 격렬한 섹스신이 없는 색,계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영화가 되고 말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섹스신의 리얼함 보다는 그 둘의 눈빛이 하는 이야기가 더 많다. 두려움 없는 치아즈의 눈빛은 점점 두려움을 담는다. 사랑 앞에, 우리는 얼마나 두려워하던가. 그리고 그 앞에 마음까지 벌거벗은 내가 완성된다.
그래서 이대장의 집에서 나누는 그 긴 섹스신 중간에 치아즈가 내뱉는 '이러다 들키겠어요' 라는 대사가 내겐 특별히 의미심장했다. 타인에게 들킨다기 보다, 그녀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결국 치아즈는 막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킨다. 사랑 앞에 무너지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앞에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약을 먹지 않는다. 막부인이라면 당연히 약을 먹을 필요가 없지. 인력거꾼이 즐겁게 묻는다. '집으로 가세요?' 그녀는 '네' 하고 대답한다. 집으로 간다는 의미, 그것이 오래도록 머리속을 울린다. 그녀는 둘이었던 삶을 하나로 합치고 그리고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사랑은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결국 이곳저곳 흩어져있는 나를 한데 모으는 일이기도 하다.

PS.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양조위빠. 그의 등근육을 보는 동안 그의 좁은 어깨가 다 용서가 되더라.
또한 탕웨이. 이 보석같은 여배우를 어찌할까.
나는 온전히 치아즈(탕웨이)에 감정이입을 하며 영화를 봤다.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이 절대 지루할 수 없었던 것은 그녀의 미세한 감정변화에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기 때문. 사랑영화이기도 하지만, 내게 이 영화는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안 감독이 인터뷰에서 '색, 계'는 '브로크백 마운틴'과 자매같은 영화라고 말했던 것도 이해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시대에 휩쓸려 이중생활을 하는 치아즈가 온전히 단 하나의 나 - 막부인의 모습을 가진 스파이가 아니라 - 로 있을 수 있는 건 이 대장(양조위) 앞에서 뿐이니까. 그를 사랑할때는 막부인을 가장한 치아즈가 아니라 그냥 막부인이면 되니까. 광위민이 만약 치아즈가 막부인이 되기 전에 사랑으로 다가섰다면, 치아즈는 그런 파멸같은 사랑으로 뛰어들지 않고 치아즈로써 임무를 완성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절대 단 한사람이 될 수 없다. 다만 이대장 앞에서만, 그리고 그 사랑이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되는 순간, 단 하나의 온전한 정체성을 갖는다. 이건 둘로 쪼개진 내가 가장 순수해 질 수 있는 시간. 심장을 파고드는 섹스를 나누는 순간이야 말로 그녀에게 가장 순수하고도 두려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솔직히 이 둘의 격렬한 섹스신이 없는 색,계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영화가 되고 말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섹스신의 리얼함 보다는 그 둘의 눈빛이 하는 이야기가 더 많다. 두려움 없는 치아즈의 눈빛은 점점 두려움을 담는다. 사랑 앞에, 우리는 얼마나 두려워하던가. 그리고 그 앞에 마음까지 벌거벗은 내가 완성된다.
그래서 이대장의 집에서 나누는 그 긴 섹스신 중간에 치아즈가 내뱉는 '이러다 들키겠어요' 라는 대사가 내겐 특별히 의미심장했다. 타인에게 들킨다기 보다, 그녀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결국 치아즈는 막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킨다. 사랑 앞에 무너지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앞에 자신의 존재를 지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약을 먹지 않는다. 막부인이라면 당연히 약을 먹을 필요가 없지. 인력거꾼이 즐겁게 묻는다. '집으로 가세요?' 그녀는 '네' 하고 대답한다. 집으로 간다는 의미, 그것이 오래도록 머리속을 울린다. 그녀는 둘이었던 삶을 하나로 합치고 그리고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사랑은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결국 이곳저곳 흩어져있는 나를 한데 모으는 일이기도 하다.

PS.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양조위빠. 그의 등근육을 보는 동안 그의 좁은 어깨가 다 용서가 되더라.
또한 탕웨이. 이 보석같은 여배우를 어찌할까.
# by | 2007/11/12 14:41 | culture | 트랙백(2)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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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겠옹.
탕웨이..멋져요..
저도 이 영화 꼭 보고 싶은 영화중 하나에요.. 다들 멋진 영화라고 하더군요..
jjay / 어땠어?
Dummy / 앞날이 기대되어요
기형z / 보는 이마다 좀 멍하게 만들더군요
도형이_베리엔젤 / 좋은 태도입니다
비공개2 / 보내놓고 저도 달콤했습니다
두 사람이 두 번째 잠자리를 갖는 장면의 끝 즈음에 문득 무척이나 슬퍼져서,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이 고이길래 거기부터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더니...니야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유에 도달하게 되더라고요. 치아즈도 이대장도, 두 사람이 그렇게 몸을 섞을 때만이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고, 감추지 않을 수 있는 순간일 거라는 것이요. 그래서 뭔지 모르게 참 슬픈 베드신이더군요. 그런 감정 실린 베드신은 저는 처음 보는 듯합니다. 정말이지, 저것이 다 삭제되었더라면 대체 영화의 10%밖에 못 보았다고 할 정도로.
전 보자마자 뭔가 정리할 수 없는 제 생각들을 주구장창 블로그에 읊조려놓았는데, 짧고 확 와닿게 써주신 감상을 보니 공감이 확 됩니다.^_^ 영화 괜찮았어요. 배우도, 감독도...어익후 소리가 나오게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