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loos | Log-in


당신을 위한 리지앙

당신은 리지앙에 정말 가보고 싶다고 했지. 그래서 이건 특별히 당신을 위한거야.

800년이나 된 오래된 고성, 리지앙.
지진을 견디고 굳건히 살아남은 그 인내심이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지.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리지앙을 대상으로 그려졌다고도 하지. 응, 확실히 어디선가 가오나시가 나올 법도 해. 그치만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깃발부대들이 누비는 곳이라 그 번잡하고 시끄러움에 처음엔 조금 실망할 수도 있어. 나도 그랬으니까. 고즈넉한 옛 무협지 속의 고성은 없었거든.
하지만 말야, 800년이나 되었어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작은 돌다리를 발견하고서는 리지앙이 좋아져버렸어. 고성 전체를 흐르는 작은 냇물 위에 놓여있는 그 다리는 하도 오랜 세월, 하도 오랜 사람의 발길이 닿아 반들반들 참기름을 발라놓은 듯 빛나고 있었어. 그 반지르르한 돌을 밟는 순간에 나는 이곳이 좋아졌어.

길은 마치 미로와도 같아 아무리 자세한 지도라도 소용이 없고 그저 감을 믿을 수 밖에 없는 곳.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며칠이고 골목을 헤매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곳. 그리고 밤이 되면 일제히 홍등을 밝히고 낮의 북적거림을 어둠 속에 숨긴 채, 흐르는 냇물에 불빛이 어른거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할지도 모르는 마을이 되지. 그 시간 만큼은 리지앙은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려.

그리고 밤이 지나면 조용한 새벽이 오지. 새벽의 리지앙 고성은 정말 정말 고즈넉해.
나는 8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아침잠이 없는 나시족 할머니를 제외하곤 소리라곤 없는 조용한 돌길을 혼자 걸으며, 언젠가는 당신의 손을 꼬옥 잡고 이 좁은 길들을 헤매겠다고 기와 지붕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속삭였어. 그 소리, 들었어?


리지앙, 새벽과 낮과 밤의 풍경이 다른

<사진들>
- 세상에나 리지앙에서 나를 처음 맞은건 '국제거성 Rain의 맛'이라는 과자. 레인은 별로 맛없더라
- 물레방아
- 그리고 시간을 거스르는 기와지붕들
- 당신을 향한 미소야
- 커다란 나무와 경운기
- 이 골목을 참 좋아했어
- 홍등이 켜져
- 아침은 시장에서 수타 국수를 먹었어
- 당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는 중이야
- 중국이지
- 홍등 줄기
- 아른아른
- 홍등 홍등
- 밤의 리지앙
- 불빛
- 밤의 까페





by 니야 | 2008/08/15 22:13 | 세계여행일지 | 트랙백 | 덧글(10)

트랙백 주소 : http://fruitsmilk.egloos.com/tb/386602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catail at 2008/08/15 22:58
아 예뻐, 니야의 마음
Commented by 니야 at 2008/08/21 23:14
내가 쫌..쿠하하
Commented by 사은 at 2008/08/16 04:50
가오나시가 나올 법한 고성. 두근두근.
Commented by 니야 at 2008/08/21 23:14
저쪽 골목에서 고개를 내밀 것 같죠
Commented by 깊고푸른 at 2008/08/16 13:24
리장..골목골목 미로같아서..
수없이 길을 잃고..헤매였었는데..
갑자기 추억이 새롭네요..사진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니야 at 2008/08/21 23:14
저도 많이 헤맸답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8/17 21:14
이연걸과 결혼한 홍콩배우 리지를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니야 at 2008/08/21 23:15
하하 설마요
Commented by sesism at 2008/08/19 11:33
으악, 제가 가야하는 곳인데! 히히
Commented by 니야 at 2008/08/21 23:15
어머, 맞아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