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21일
루구호, 깊숙히 숨겨져 맑게 빛나는.
루구호. 어디서 소문만 들었을까. 지구상 어딘가에 아직도 존재하는 모계사회가 있다고. 산을 구비구비 여섯개쯤 넘어가면 산 꼭대기 드넓고 맑은 호수 주변에 여인국이 있다고. 그 곳에 가면 천을 머리에 두른 아주머니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구슬픈 노래를 불러준다고.
찾아갔다. 그곳에.
리지앙에서 여덟시간 구불구불 산을 여섯개인가 일곱개인가 넘어서 깊숙히 깊숙히 들어가니 어느 순간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보였다. 빠져나갈 곳 하나 없다는 그 넓은 호수의 물은 바닥의 수초가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그리고 그 호수를 비잉 둘러싸고 조그만 마을들이 있다. 그 마을에는 할머니 어머니 딸로 내려져오는 가족들이 산다. 아저씨들은 아이를 둘러매고 아줌마들은 농사를 짓고 배를 몰아 고기를 잡는 루구호.
조금씩 사람들이 들어와 객잔도 많이 생겼다지만 초입에 있는 마을을 건너뛰고 조금만 더 들어가면 '상업'이란 글자와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진짜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여인국을 만날 수 있다. 그 조그만 마을에서 일주일을 놀았다. 산책하고 호수에 앉아 책을 읽다가 귀여운 동네 개들이랑 뛰어놀고 저녁이 되면 새끼 통돼지 굽는 냄새에 허기가 져 바이주 한잔을 기울이며 밥을 먹는 것으로 하루가 마무리 된다. 가끔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넜다. 아줌마가 불러주는 노래에 호수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비가 오는 날, 소낙수 촌으로 산책을 갔었지. 두 시간을 걸어 구비구비 찾아간 동네는 너무 한적하여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 다만 나를 반기는 강아지와 고양이. 그 강아지는 비가 오는대도 동네 언덕까지 나를 바래다 주었다. 졸졸 쫓아오다 또 앞서가서 나를 기다리기도 하면서. 강아지의 배웅이 끝나자 지나가던 옆동네 아저씨는 나를 공짜로 차에 태워다 숙소 앞까지 내려놓았지. 혼자 그렇게 비맞고 다니면 안된다면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어.
되짚어 나오기 싫었던 곳. 그래서일까. 나오는 길에 길이 끊기고 공안에게 붙잡혀 세시간을 더 길 위에서 보내야 했다. 다들 안절부절 하고 있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 길이 아직 나를 붙잡고 있구나. 나를 보내기 싫어하는구나.
마음을 그렇게 풀고 나니, 길이 스르르 내 발목을 놓는다. '너는 이제 가도 괜찮다' 고.
일주일을 쉬었지만, 한달의 여유를 얻었다.
루구호는 그런 곳이다. 시간이 아주아주 천천히 흐르는 곳.
찾아갔다. 그곳에.
리지앙에서 여덟시간 구불구불 산을 여섯개인가 일곱개인가 넘어서 깊숙히 깊숙히 들어가니 어느 순간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보였다. 빠져나갈 곳 하나 없다는 그 넓은 호수의 물은 바닥의 수초가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그리고 그 호수를 비잉 둘러싸고 조그만 마을들이 있다. 그 마을에는 할머니 어머니 딸로 내려져오는 가족들이 산다. 아저씨들은 아이를 둘러매고 아줌마들은 농사를 짓고 배를 몰아 고기를 잡는 루구호.
조금씩 사람들이 들어와 객잔도 많이 생겼다지만 초입에 있는 마을을 건너뛰고 조금만 더 들어가면 '상업'이란 글자와는 멀찍이 떨어져있는 진짜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여인국을 만날 수 있다. 그 조그만 마을에서 일주일을 놀았다. 산책하고 호수에 앉아 책을 읽다가 귀여운 동네 개들이랑 뛰어놀고 저녁이 되면 새끼 통돼지 굽는 냄새에 허기가 져 바이주 한잔을 기울이며 밥을 먹는 것으로 하루가 마무리 된다. 가끔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넜다. 아줌마가 불러주는 노래에 호수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비가 오는 날, 소낙수 촌으로 산책을 갔었지. 두 시간을 걸어 구비구비 찾아간 동네는 너무 한적하여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 다만 나를 반기는 강아지와 고양이. 그 강아지는 비가 오는대도 동네 언덕까지 나를 바래다 주었다. 졸졸 쫓아오다 또 앞서가서 나를 기다리기도 하면서. 강아지의 배웅이 끝나자 지나가던 옆동네 아저씨는 나를 공짜로 차에 태워다 숙소 앞까지 내려놓았지. 혼자 그렇게 비맞고 다니면 안된다면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어.
되짚어 나오기 싫었던 곳. 그래서일까. 나오는 길에 길이 끊기고 공안에게 붙잡혀 세시간을 더 길 위에서 보내야 했다. 다들 안절부절 하고 있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 길이 아직 나를 붙잡고 있구나. 나를 보내기 싫어하는구나.
마음을 그렇게 풀고 나니, 길이 스르르 내 발목을 놓는다. '너는 이제 가도 괜찮다' 고.
일주일을 쉬었지만, 한달의 여유를 얻었다.
루구호는 그런 곳이다. 시간이 아주아주 천천히 흐르는 곳.
루구호, 맑은 여인들의 호수
<사진들>
- 리지앙에서 루구호로 가는 길.
- 루구호. 배와 여자와 호수
- 초해. 풀의 바다
- 새로 지은 초혼교와 진짜 초혼교
- 거위들
- 이 초혼교는 결혼이란 제도가 없는 루구호 사람들의 첫날밤 의식 같은 것.
- 가장
- 탑
- 리거, 저 섬의 제일 끝 방에 머물렀다
- 내 고기를 바라보는 강아지의 눈빛에..돼지 코를 주었다
- 저 애저구이. 맛있었어. 코랑 귀랑 입은 못먹었지만
- 선착장
- 나룻배
- 섬으로 가는 길
- 말
- 이 배를 탔어
- 호숫가 집
- 옥수수가 익는다
- 강아지. 내 품에서 한시간을 잤다
- 호수, 섬
- 방에서 본 밤풍경
- 회색 하늘과 회색 호수
- 회색, 녹색
- 바람이 분다
- 하늘 호수
- 소낙수 촌
- 붉은 꽃
- 동네 어귀까지 나를 바래다주었던 강아지
- 아기 고양이
- 컵에 물먹다
<사진들>
- 리지앙에서 루구호로 가는 길.
- 루구호. 배와 여자와 호수
- 초해. 풀의 바다
- 새로 지은 초혼교와 진짜 초혼교
- 거위들
- 이 초혼교는 결혼이란 제도가 없는 루구호 사람들의 첫날밤 의식 같은 것.
- 가장
- 탑
- 리거, 저 섬의 제일 끝 방에 머물렀다
- 내 고기를 바라보는 강아지의 눈빛에..돼지 코를 주었다
- 저 애저구이. 맛있었어. 코랑 귀랑 입은 못먹었지만
- 선착장
- 나룻배
- 섬으로 가는 길
- 말
- 이 배를 탔어
- 호숫가 집
- 옥수수가 익는다
- 강아지. 내 품에서 한시간을 잤다
- 호수, 섬
- 방에서 본 밤풍경
- 회색 하늘과 회색 호수
- 회색, 녹색
- 바람이 분다
- 하늘 호수
- 소낙수 촌
- 붉은 꽃
- 동네 어귀까지 나를 바래다주었던 강아지
- 아기 고양이
- 컵에 물먹다
# by | 2008/08/21 23:45 | 세계여행일지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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